과학과 종교

과학과 종교의 카테고리 (May 2025)

과학은 종교와 같은 카테고리에 분류되어야 한다. 둘 다 세계에서 관측되는 현상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휴리스틱한 방법이라는 점 때문이다. 혹자는 과학은 종교를 물리친 유일한 진리라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이는 올바른 해석이라고 보기 어렵다. 과학 역시도 몇 가지의 공리들과 인간의 관측이라는 나약한 기둥에 기대고 있기 떄문이다.

이렇게 한 시대의 구성원들이 자연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기대는 방법론을 이데올로기(ideology)라고 하자. 이는 기존 이데올로기에 대한 사회학에서의 용어와는 전혀 다른 것임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재귀적 세계관 (May 2025)

J는 N Bostrom의 논문 1 을 소개하면서, 사실은 이 세계는 어떤 초생명체 2 3가 만들어낸 시뮬레이션 세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얼핏 듣기에는 황당한 이야기이나, 논리 흐름을 따라가면 내용은 크게 어렵지 않다. 어떤 생명체가 자기의 세계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생명체들이 존재하는 하위세계(subworld)를 만들었다고 하자. 작은 세계 내의 생명체들은 충분한 기술적 발전 이후에 자기보다 더 작은, 자립하는 하위하위세계(subsubworld)를 창조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는 재귀적으로 생성될 수 있으며, 그 수의 제한은 없다. 이 경우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가 재귀 트리의 루트 노드일 확률은 0에 수렴한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초생명체의 시뮬레이션 안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J는 이 경우 내부 생명체가 자기가 하위세계에 갇혀 있음을 판별하는 방법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였다.

J는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마인크래프트 세상 안에 레드스톤 회로를 이용하여 스스로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구현된 상황을 상상해 보라고 하였다. 그는 이 경우 게임 세상 내의 하위생명체는 자신이 하위세계에 존재하는지 인지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하였다. 나는 이러한 게임에서의 예시를 이용해 반박하면서, 생성된 하위세계 내의 하위개체는 시스템의 글리치(glitch)를 통해서 제4의 벽을 뚫을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예컨대, 슈퍼마리오에서는 시스템 내 취약점을 익스플로잇하여 임의 코드 실행(arbitrary code execution)등의 방법으로 기존 게임 세계의 법칙들을 초월하는 것이 가능하다. 4 나는 이러한 시스템 글리치는 하위생명체가 초생명체와 하위세계의 존재를 인지하는 메타인지의 기회가 된다고 보았다.

재귀적 세계관에서의 과학의 메타인지적 한계 (May 2025)

그러나 J는 이는 과학이 가진 한계로 인해 이는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과학은 자연에서 관측 가능한 범위를 설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수동적으로 자연의 관측들을 해석하는 방법에 불과하다. 예컨대, 웜 홀(worm hole)과 같은 초자연적 현상이 관측될 경우, 과학은 그것이 시스템의 글리치로 인해서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학은 단순히 세계의 규칙을 확장한다.

Bostrom의 오류 (May 7, 2025)

J와 Bostrom의 논문 1 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해당 논문의 잘못된 점을 몇 가지 이야기했다. 이는 다음과 같다:

  1. recursive한 구조를 상정하지 않은 것.
  2. simulation 내의 세계가 기존 세계의 물리법칙을 따른다고 가정하는 것.

Recursive Tree Structure와 Galton-Watson Process (May 7, 2025)

Bostrom은 posthuman이 존재하고 아주 많은 simulation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subworld에 존재하는 존재가 충분한 기술적 진보 이후에 또 다른 하위세계를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경우 기존의 Bostrom에서의 논문과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가 subworld 안에 존재함을 증명할 수 있다.

Galton-Watson Process

예컨대, 임의의 level $l$에서의 subworld $W^l_i$가 전체 구조 5 에서 생성하는 subsubworld의 개수를 $C^{l}_{i}$라고 하자.

그리고 level $l$에 존재하는 모든 subworld의 개수를 $N^l$이라고 하자. 이때 같은 level $l$에 있는 subworld들이 생성하는 $l+1$ level의 전체 subsubworld는 Galton-Watson Process 6 로 정의된다:

$$ N^{l+1}=\sum^{N^{l}}_{i} C^{l}_{i}, \text{where }C^l_i \sim P\text{ i.i.d.} $$

이때 한 subworld가 가지는 subsubworld의 expectation은 다음과 같다:

$$\mu = \mathbb E [C^l]$$

이 경우 extinct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7 8, level은 무한히 생성된다. 따라서 전체 world의 개수 $N_{world}$는 다음과 같다:

$$ \begin{align*} N_{world} &= N_{root} + \lim _{h\to \infty} \sum_{l=root}^{h} \sum_{i}^{N^l}C^l_i\\ &= N_{root} + \lim _{h\to \infty} \sum^h_{l=root}N^{l+1} \end{align*} $$

이제 미지의 distribution에 따라 전체 world의 개수가 결정되는데, $\mu\le1$이면 $N_{world}$는 높은 확률로 유한하고, $\mu > 1$이면 $N_{world}$는 무한하다.9 그러나 $\mu \ge 1$이면 $\mathbb E [N_{world}]=\infty$이다.

$$p_{root} = \frac{1}{N_{world}}$$$$p_{root} = \frac{1}{N_{world}} = 0$$

임의의 subworld가 가지는 subsubworld의 개수의 expectation $\mu$가 $\mu \ge 1$이면 현재 세계가 root world일 확률 $p(W_{current}=W_{root})=0$이다.

종교의 대상 (May 5, 2025)

5월 5일은 석가탄신일이었다. D는 부모님과 함께 절에 다녀오면서 했던 불쾌한 경험을 소개하며 내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애완견과 함께 절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개는 출입할 수 없었다. 깨달음을 얻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인데 왜 개는 깨달음의 대상이 될 수 없느냐?’

이는 생명과 의식에 대한 표준적인(canonical) 정의가 존재할 수 없다고 보는 내 입장에서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이어 물으며, “예컨대 불전에서 오랫동안 생존한 어떤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면, 그도 부처여야 하는가"하고 반문했다. D는 그렇다고 했다.

References


  1. N Bostrom. “Are we living in a computer simulation?”. The philosophical quarterly 2003. ↩︎ ↩︎

  2. N Bostrom은 이를 posthuman이라고 하였지만, 나는 이를 초생명체(supercreature)라고 하고자 한다. ↩︎

  3. 여기서의 생명체(creature)는 생물학에서의 논의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임의의 형태를 가진 지적 존재를 지칭하는 것이다. ↩︎

  4. Super Mario Arbitrary Code Execution ↩︎

  5. 이는 모든 차원을 포함하는 큰 덩어리를 의미한다. 이 경우 subsubworld와 연결되는 edge는 여러 dim을 span하는 긴 사다리꼴 형태의 space $e\in ℝ^{N×M}$가 될 것 같다. ↩︎

  6. F Galton. “On the probability of the extinction of families”. Journal of the Royal Anthropological Institute 1875. ↩︎

  7. world는 사망하지 않으므로 여기서의 extinction은 시간적인 관점에서의 extinction은 아니다. world가 한 dimension에 대해서라도 무한대로 존재하면 child는 무한대일 것 같다. ↩︎

  8. 우리의 논의에서 world는 deterministic하므로 사망하지 않지만, 생성과 동시에 child를 만들고 생식 능력은 제거된다. ↩︎

  9. 이 경우 $h$는 발산하지 않는다. ↩︎